오시로 다쓰히로, 칵테일파티를 읽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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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효은 | 작성일 | 2020.06.25 | ||
조회수 | 305 | 첨부파일 | [일본문학과 동아시아] 2018102943 일본어학과 김효은 기말고사 2.hwp | ||
오시로 다쓰히로 ‘칵테일파티’를 읽고 [2018102943 일본어학과 김효은] 칵테일이란 위스키, 브랜디, 진 따위의 독한 양주를 적당히 섞은 후 감미료나 방향료, 과즙 따위를 얼음과 함께 혼합한 술로 혼합주이다. 이 단어를 통해 제목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오시로 다쓰히로는 미국, 오키나와, 일본, 중국을 모두 등장시켜 소설을 진행시키고 있다. 이 소설의 배경은 미국 점령기 하에 있는 오키나와이다. 1945년 4월 1일 미군이 상륙한 이후 전투가 계속 되었고 민간인까지 동원되었다. 사망자와 사상자의 숫자는 엄청났다. 이후 미군에 의해 점령되었다. 미 점령기 하의 오키나와의 상황을 다양한 국가를 대표하는 인물을 대입시켜 어떤 식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증이 생겼고 주인공들과 얽혀 일어나는 사건들을 통해 오키나와를 간단명료하게 피해자로 볼 수 있는지 생각해 보기로 했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 나타나있는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상처를 받은 이들이 진정한 친선을 도모하기 위해서 어떤 과정이 필요한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오시로 다쓰히로는 1925년 오키나와 현 출생이다. 미 점령하 오키나와에서 고등학교 교사였으며 오키나와사료편집 소장 등 여러 직위를 맡았다. 그리고 ‘칵테일 파티’로 오키나와 문단의 첫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칵테일파티’는 전장과 후장으로 구성되어있다. 전장은 미군기지 내에 있는 미스터 밀러의 자택에서 열린 칵테일파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파티는 후장에 묘사되는 ‘나’의 심리를 유추할 수 있는 사건으로 작용된다. 후장에서 주인공 ‘나’의 딸이 미군에게 강간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가해자를 고소하기 위한 과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후장에서 눈여겨 봐야할 부분은 ‘나’가 ‘너’로 바뀐다는 점이다. 이는 소설에 깊은 몰입을 돕는 장치로 작용한다. 마치 독자에게 너라면 어떨 것 같아 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감정이입을 하게 만든다. 전장과 후장을 통해 주인공들이 겪는 상황은 각 나라들 사이에서 발생한 불행한 일이 개인에게 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작가가 생각한 다양한 국가들의 관계는 하나의 사건과 비슷하게 흘러간 전혀 다른 사건을 함께 배열을 통해 알 수 있다. 첫 번째는 주인공 ‘나’의 딸이 미군에게 강간을 당한 사건이다. 주인공의 딸은 ‘나’의 집 뒷방을 빌린 미국 병사 로버트 할리스에 의해 강간을 당한다. ‘나’는 딸이 강간을 당하고 있을 당시 미군기지 내에 있는 미스터 밀러의 집에서 열린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 본인의 진정한 위치를 잊고 행복해 한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미국의 강인함을 잊고 방심했던 오키나와 사람에게 다시 미국의 점령 하 시기 약자의 위치에 있다는 사실을 잔인하게 확인시켜 준다. 이는 오키나와가 처한 상황을 더 안타깝게 보이는 효과를 주고 있다. 주인공의 딸은 강간을 당한 피해자이지만 미군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암울한 결과까지 예측할 수 있다. 이 사건은 미국과 오키나와의 대립으로 확장시켜 볼 수 있고 오키나와는 미국이라는 나라에 항상 패배할 수밖에 없는 위치를 가지고 있으며 피해자가 된다. 한편 ‘쑨’의 아내가 일본군에게 강간당한 사건도 이와 유사하다. 쑨의 아내는 일본이 전쟁에서 패하기 직전 일본 병사에게 강간을 당했다. 실제 중국은 전쟁 당시 일본군으로부터 피해를 입었다. 과거 중국은 약자이고 일본은 강자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일본에 속해 중국과의 전쟁에 참여하게 된 오키나와는 중국에게는 가해자의 위치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두 사건을 나열해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오키나와가 미국에게는 피해자이며 동시에 중국에게는 가해자가 된다는 상황이다. 또한 미국, 오키나와, 중국, 일본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상황을 실제 역사적 사실 관계를 바탕으로 표현하고 있고 우리는 오키나와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 복잡한 관계를 염두 해야 한다. 두 번째 장면은 미국인 모건 부부의 아들 유괴 사건이다. 한창 파티가 벌어지고 있을 때 미국인 모건 부부의 아기가 없어졌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나’와 ‘쑨’은 찾으러 다니게 되고 오키나와인 메이드가 잠시 데려갔던 해프닝으로 끝이 난다. 이 유괴 사건은 ‘나’가 자신의 처지를 인식하게 되는 중요한 사건으로 작용한다. ‘나’는 모건 2세가 없어지자 아이가 사라졌다는 불안보다는 자신의 위치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게 된다. 한편 모건은 메이드를 고소한다. 이는 ‘나’의 딸이 강간을 당하고 나서 쉽게 고소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는 것과 매우 상반된다. 여기서도 미국과 오키나와의 권력의 차이를 알 수 있다. 또한 ‘쑨’의 4살 된 장남이 행방불명된 사건과 유사하지만 해결하는 과정은 완전히 달랐다. 쑨은 중국인으로 약자의 위치에 있었고 모건은 미국인으로 강자의 위치에 있는 사실이 원인이 되었다. 오키나와와 중국은 미국 앞에서는 언제나 패자의 위치에 놓인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세 번째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인 ‘나’, ‘쑨’, ‘오가와’의 대화를 통해 중국, 일본, 오키나와의 관계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세 사람의 관계는 매우 복잡하다. 이들은 서로에게 적대감을 가지고 있다. 쑨은 오가와에게 비판의 말을 쏟아내며 과거에 대한 진정한 이해를 하지 못했다고 말하며 표면적으로 이해한 척만 하고 있다고 분노한다. 실제 일본이 과거 전쟁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려는 사실과 연결시킬 수 있다. 또한 쑨은 ‘나’에게도 중국에 대한 전쟁 책임을 회피할 수 없는 가해자임을 인식시킨다. 첫 번째 장면과 마찬가지로 동시에 미 점령국의 피해자이기도 했지만 중국에 피해를 입힌 가해자인 오키나와의 위치를 보여주고 있다. ‘나’는 쑨의 행동에 반박을 하지 못했고 과거의 사건을 상기시키며 자신이 입었던 피해는 보상받고 싶어 했지만 정작 자신이 가해자가 되어 피해를 입힌 사람에게는 사과를 하지 않은 태도를 반성한다. 일본이 다른 나라에게 상처를 입혔던 행동들이 미국이라는 나라를 통해 다시 되돌려 받는다는 생각도 할 수 있다. 자신이 받은 피해는 억울하게 생각하지만 피해를 준 사실은 인식하지 못하는 점을 작가는 비판하고 있다. 세 장면들을 통해 얽히고설킨 국가들의 상황을 알 수 있었다. 미 점령기 하의 복잡한 오키나와의 상황을 주변 국가들을 통해 이해할 수 있었다. 피해자의 위치에 있는 나라여도 다른 나라에게는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 볼 수 있었다. 작가는 미국 점령기 하의 오키나와를 나약했고 약자로 인식했다. 하지만 오키나와의 위치를 단순하게 정의내리지 않았다. 전쟁 당시 오키나와를 중국에게 피해를 입힌 가해자로 인식했다. 이를 통해 오키나와를 다양한 관계 속에서 표현하고자 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작가의 서술 방식은 우리에게 깨달음을 주고 있다. 오키나와의 피해자의 위치, 가해자의 위치를 종합적으로 이해해야만 진정으로 오키나와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각 국가의 아픔은 개인에게 확대되어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은 전쟁의 아픔을 알려주고자 한 작가의 의도로 볼 수 있다. 만약 이들 사이에 전쟁이 없었다면 주인공들은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서로에게 상처를 입힌 국가들이 진정한 친선을 이루고자 한다면 어떤 방식을 선택해야 할까? 이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상대방에게 진심을 다해 사죄를 할 때 가능하다. 이 소설의 후반부에는 ‘가면’이라는 단어를 통해 진실 되지 못하는 상황을 표현했다. 자신의 가면을 벗고 진심으로 하는 사죄가 있어야 우리는 진정한 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여전히 다양한 국가들 사이에 갈등이 존재한다. 특히 과거 오키나와가 겪은 아픔을 해결하기 위해서 이 과정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오시로 다쓰히로의 작품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오키나와의 아픔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어서 빨리 오키나와 주민들에게도 평화가 찾아오길 바란다. ⓒ 경희대학교 일본어학과,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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