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의 풍경과 섬이라는 장소의 특수성이 만나 이뤄진 이야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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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유빈 | 작성일 | 2019.06.25 | ||
조회수 | 308 | 첨부파일 | |||
히로시마의 풍경과 섬이라는 장소의 특수성이 만나 이뤄진 이야기 2018102946 박유빈 히로시마를 배경으로 한 작품은 많았지만, 원폭에서 벗어나 그 지역 자체를 보여주는 작품은 많지 않았다. 그 중, 히로시마의 구레시 그 자체를 잘 녹여낸 애니메이션을 알게 되었고,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2012)>를 보게 되었다. 이 애니메이션은 뻔하지만, 감동적인 이야기를 가졌고, 인간에 가까운 동작과 표정묘사로 몰입감을 끌어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평소 특유의 일본 애니메이션의 느낌을 싫어했다면, 이 작품은 괜찮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간단한 줄거리는 이렇다. 천식을 앓고 있는 엄마를 따라 시오지마 라는 작은 섬에 오게 된 도쿄에 살던 모모가 있다. 모모는 낯선 섬의 생활에 어려워하다가 다락방에서 이상한 소리를 듣게 되고 요괴 3마리를 만나게 된다. 모모의 눈에만 보이는 요괴들은 책에서 나왔다고 둘러댄다. 그 후,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농작물을 먹으면서 민폐를 끼치는 등 별로 좋지 못한 행동을 한다. 결국, 요괴 한 마리가 돌아가신 아빠가 엄마에게 줬던 손거울을 훔치게 되고 화가 난 모모는 손거울을 돌려받기 위해 실랑이를 하다가 거울을 깨버리고 만다. 요괴가 보이지 않는 엄마는 화가 나서 모모를 때리고, 모모는 아무것도 모른다면서 집을 나가게 된다. 모모를 찾으려다가 병세가 악화한 엄마를 구하기 위해 모모와 요괴들은 힘을 합쳐 섬 밖으로 나가게 되었고 무사히 고비를 넘기는 내용이다. 우선, 이 애니메이션은 묘사가 뛰어나서 경치를 보기 쉽다. 따라서 실제 배경이 된 히로시마현 구레시의 오사키시모섬의 풍경을 확인할 수 있다. 산과 바다로 둘러싸인 공간이지만 섬이라는 한정성 때문에 신비스러움을 더 더해주었다. 이는 바깥세상과 단절된 신성한 곳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줌과 동시에 현실과 저승이 교차하는 시점을 두게 한다. 섬이 더러워 질까 봐 외부인이 오는 것을 꺼리는 할아버지를 통해서 섬은 매우 깨끗하고 신성한 공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광활한 자연묘사를 통해서 왜 엄마가 이 섬에 오고 싶어했는지도 알 수 있었다. 그다음으로는 인물들의 표정묘사와 동작이 자연스럽다. 데포르메가 아닌 실제 인간과 닮은 비율로 캐릭터 디자인을 했으며 표정도 섬세하게 하나하나 움직여서 감정표현이 더 잘 다가왔다. 이는 영화의 몰입감을 높였고 실감 나게 분위기를 구성했다고 생각한다. 요괴의 표현도 굉장히 잘 살리고 각기 다른 요괴들의 움직임도 제각기 표현해서 생동감 넘치고 조금은 기괴스러운 연출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보면 무서울 요괴들을 귀엽고 친근하게 표현한 작품도 많지만, 이 애니메이션은 흔히 생각하는 조금 징그럽고 기분 나쁘게 생긴 요괴를 그 나름대로 잘 풀어냈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아쉬운 장면 빼고는 이야기가 탄탄하게 연결되어있어서 내용이 잘 흘러가는 것이 좋았다. 특히 좋았던 것은 물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아빠는 바다를 좋아했지만 결국 바다에 빠져서 목숨을 잃게 되고 만다. 이와 비슷하게 아빠에게 심부름을 받고 온 요괴들은 첫 등장이 물방울이었다. 마무리도 물방울로 마무리하며 물과 아빠와의 관계를 좀 더 자세히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 아빠로부터 편지가 온 장면은 다른 사람과 다르게 배가 보내지는 방향이 아닌, 바다에서 지상, 즉 모모와 모모의 엄마에게 보내지는 방향의 대비성과, 여기에서도 보여지는 물, 바다에서부터 온 편지라는 연결성이 잘 보여서 좋았다. 주변이 다 바다로 둘러싸인 섬의 이야기라서 더 잘 살아난 것도 있지만, 아빠가 바다에서 사고를 당해 돌아가신 점이 결국에는 귀결되는 점이라 좋았다. 봄이 됐을 때 움직이지 않던 시계가 어느 순간 딱 하고 움직일 때, 그 시계가 움직이는 이유를 생각하며 예측했던 장면들이 딱 하고 같이 떠올라 약간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아쉬운 점은 뻔한 줄거리 구성이라는 점이다. 요괴들이 나와서 사고를 치다가 위기에 도달하고 결국 다 같이 힘을 합쳐 위기에서 빠져나오게 되는 요소는 뻔한 요소였기 때문에 예측할 수 있어서 긴장감이 떨어졌다. 이 이외에 좋은 이야기가 더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다음으로는 성우의 몰입감이 떨어졌다. 아무래도 주인공을 아역 성우로 써서 나이를 비슷하게 하려고 했던 것 같지만 감정연기가 많이 필요했기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졌다. 주인공의 비중이 높다 보니 아쉬운 연기가 계속되어 그것이 더 크게 느껴졌던 것 같다. 그리고 아빠가 모모에게 보내는 편지의 연결성이 조금 아쉬웠다. 아빠에게 심한 말을 한 뒤에 죄책감과 미안함 감정을 가지는 것은 알겠지만, 아빠가 모모를 향한 편지에 ‘모모에게’ 만 적고 떠난 건 연결하기 어려웠다. 보고 들었던 생각은 왜 그 한 줄만 쓰고 떠났을까? 였다. 보통 편지를 쓰다가 갑자기 돌아가신 상황이라면, 침몰한 배에서 편지 일부분이 나오는 장면을 넣거나, 아빠의 속마음이 담긴 편지를 나중에 발견하는 것이 생각했던 연결부분이였다. 하지만 내용도 없이 향하는 사람만 적혀있는 편지를 보고 모모가 우는 장면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아빠에게 심한 말을 하고 떠난 사실에 우는 거라면, 굳이 편지가 아니어도 전달이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 말도 없이 향하는 사람만 적혀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모모가 쉽게 감동하는 장면은 다시 봐도 좀 아쉬운 장면이다. 총평을 내리자면, 뻔한 가족서사의 애니메이션이지만 훌륭한 배경 묘사와 사람의 동작 묘사로 생동감과 몰입감을 높였으며, 개연성이 좋아서 영화가 끝난 후에도 이리저리 곱씹어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 글을 적기 위해 3번 이상은 돌려 보게 되었는데 그때마다 새롭게 볼 수 있는 것들도 늘어나서 그만큼 곱씹어볼 생각들도 늘어났던 다고 생각한다. 이 애니메이션을 볼 때 주목하면 좋은 점은 첫째, 물과 아빠와의 관계, 둘째, 모모와 섬과의 관계 셋째, 시계의 의미 이 세 가지를 생각하면서 애니메이션을 보게 된다면 더 신나고 깊이 있게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경희대학교 일본어학과,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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