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반윙클의신부 비평문 - 일본인, 아직도 일신독립하여야 하는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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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강명현 | 작성일 | 2018.12.21 | ||
조회수 | 271 | 첨부파일 | |||
일본인, 아직도 일신독립하여야 하는가? 일본문학과영화 중간 대체과제 비평문 2014102833 강명현 립반윙클의 신부는 그 시작부터 결말까지 가히 충격적이었다. 지금 나의 모습은 혹시 저렇지 않은가? 나는 진정 나의 삶을 살고 있는가? 주인공 나나미는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자신의 삶을 살지 못했다. 자신의 삶이라고 생각한 나나미와의 삶 조차도, 나나미의 의뢰에 의한 금전적 요인을 기반으로 한 삶이었다. SNS라는 벽 뒤에서 닉네임의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연 영화에서 표현한 현대 일본의 모습과 우리의 모습은 다를까? 나나미는 돈으로 결혼식 하객들을 샀고, 남편에 대해 끝없이 의심하고, 결국 이혼을 당하게 된다. 사회에서는 결혼식에 친척들을 초대해야한다는 관념을 주고, SNS나 어플리케이션이 아닌 평범한 만남으로 시작한 결혼을 바란다. 나나미의 시어머니 또한 결혼 후에 교사 일을 그만 두고 사회에서 요구하는 며느리상을 따르기를 원하는 말을 꺼내기도 한다. 그녀는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고 언제나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물상을 따르려 하였다. 이러한 나나미의 모습은 집단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부품이 되는 인간부품화 현상을 보여준다. 일본인들은 언제부터 이렇게 집단에 자신을 맞추기 시작하였을까? 필자는 이런 현상의 시작을 후쿠자와 유키치(福沢諭吉)의 “학문을 권장함(学問のすゝめ)”의 발언에서부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그는 그의 저서에서 “일신 독립하여 일국 독립하라(一身独立して一国独立す)”라고 하였다. 이 “일신독립한다.”에서 독립의 의미는 "자기 자신의 일에 책임을 가지고 타인의 신세를 지지 않는 정신"이라고 말하며, 타인에게 신세를 지려하는 사람들뿐이면 국가가 독립할 수 없다고 밝힌다. 국가를 위해서는 본인의 재산을 내던질 뿐만 아니라 목숨을 바치는 것조차 사양해서는 안 되며, 만일 국가가 치욕을 강요당하는 비상시라면 모든 국민은 목숨을 바쳐서라도 나라의 명예를 굳건하게 지켜야만 국민과 나라의 자유 독립이 가능해진다고 한다. 전쟁 상황 시와 같은 비상시에는 확고한 독립 정신이 없는 국민을 조국을 사랑하는 애국심도 강하지 않아 나라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일 따윈 하지 않을 것이며, 이는 조국 방위와 독립에 자신의 목숨을 바쳐 지키자는 후쿠자와 유키치의 말에 어긋나게 된다. 이처럼 후쿠자와 유키치는 상하귀천의 구별 없이 조국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생각하여 국민으로서 독립하여야( 국가도 비로소 독립할 수 있다고 밝힌다. 일본의 근대화에 많은 정신적 사상의 지주가 된 후쿠자와 유키치의 이와 같은 발언은, 현대 사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보다 생동감 있는 예시를 제시하기 위해 필자는 일본어학과의 89학번 김기현 동문에게 질문을 드렸다. 김기현 동문 분은 일본인들은 자신의 개인 시간과 돈을 희생하는 것이 회사의 이익이 된다면 기꺼이 수행하려고 한다고 한다. 김기현 동문이 일본에 출장을 가게 되었을 때, 일본인들은 9시 도착시간에 30분 먼저 공항에서 기다려 주며, 저녁 시간 이후의 호텔로의 배웅, 쇼핑, 주말의 시간, 2,3차 이후의 회식비용 등을 기꺼이 바이를 위해 소비해 주었다고 한다. 또한 일본 공무원에게도 이러한 특징을 볼 수 있다고 말씀 해 주셨다. 리더스코스메틱에서 쿠마모토현의 쿠마몬이라는 캐릭터의 마스크팩을 만들려고 쿠마모토현청에 갔을 당시, 현청에서는 관공서차량을 출장 온 동문분의 팀을 위해 사적으로 쓸 수 있도록 체류기간 내내 제공해 주었다고 한다. 또한 비행기의 도착 시간이 지연되어 원래 예정되어 있는 12시 점심 미팅 시간에 회사의 점심 시간이 다 끝나고 도착하게 되었는데, 현청에서는 동문분의 팀을 기다려주고 3시까지 사무실을 비우고 식사 미팅을 하였다고 한다. 그들의 이러한 개인 희생은 확실히 회사의 이미지나 기타 여러 가지 사항에 이점을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진정 본인이 원하고 싶어서 자신의 시간을 타인을 위해 할애하는 것 일까? 진정으로 폐를 끼치지 않으려 하고(めいわく), 이에 따라 자신의 직분을 다하려()하는 것 일까? 한국은 물론이고 서양은 개인주의가 팽배하고 있다. 한 편으로는 개인주의의 극심화로 인한 사회무감증에 대해 지적하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 편으로는 자신만의 삶을 사는 긍정적인 변화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메이지유신 이후부터 이어져 온 일본인의 “일신 독립”하려고 하는 모습은 너무 극단적이게 “일국 독립”하기 위해 본인을 희생할 것을 강조한다. 후쿠자와 유키치의 “일신 독립하여 일국 독립하라”라는 발언은, “학문을 권장함”이라는 저서에서 나오는 말 이다. 이제 일본인들은 더 이상 자신을 희생하여 일신독립하기 보다는, 보다 자신을 가꾸고 학문을 학습하여 완성된 하나의 지성체가 되어 궁극의 이기주의가 궁극의 이타주의가 되는 역설적인 발전을 도모해도 되지 않을까? 일본의 버블 경제 이후에는, 나 하나 챙기기도 바쁜 상황에 집단과 국가를 위해 희생해야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따르던 때 이다. 이러한 상황은 경제적으로 힘든 일본인들에게 정서적으로도 부담을 주었고, 그들에게 현실을 도피하고자하는 마음을 들게 만들었다. 이제는 일본도 이러한 집단주의 사상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기말 소논문에서 더 다루어 보도록 하겠다. 참고문헌 후쿠자와 유키치, 양문송 옮김, 『학문을 권장함』, 일송미디어, 2011.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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