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의 자연] 맹그로브,판다누스와 문학구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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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강명현 | 작성일 | 2019.04.02 | ||
조회수 | 841 | 첨부파일 | |||
<https://www.ytabi.jp/plan/detail.jsp?id__=52>
오키나와의 북부지역에는 위의 사진과 같은 맹그로브 숲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http://okinawaclip.com/ja/detail/1986> 또한, 북부에는 맹그로브 뿐만 아니라 아단나무라고 하는 판다누스과에 속하는 오키나와의 특이한 나무가 있는데요. 얼핏 보았을 때, 맹그로브 나무는 뭔가 이리저리 얽혀있고 복잡한 느낌을, 아단나무는 시원시원한 느낌을 주지 않나요? 1. 세이키치는 진흙에 발이 묶여 비틀거리면서 이리가미 강 하구에
빽빽하게 난 맹그로브 사이를 급히 걸어가고 있었다. 2. 맹그로브 사이를 빠져나온 달빛이 진흙 위에 춤추는 빛 무늬를 만들었다. 아까부터 뭔가에 계속 쫓기는 듯한 느낌이 든다.
맹그로브 숲을 벗어나니까 훤히 밝아 있었다. 3. 숲 속 나무들과 강변의 맹그로브가 양쪽에서 가지를 뻗어 터널을 만든 하얀 길을 아키라는 소라게한테 인도 받듯 따라갔다. -메도루마 슌 (2012). 바람소리. 유은경 옮김. 문학동네. (원서출판 1985). 71p, 79p, 106p
작가 메도루마 슌의 바람소리라는 작품에서는, 이러한 맹그로브 나무의 이미지를 "답답한 심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작중 인물 세이키치가 어린 시절 풍장터로 군인의 시체를 보러 가는 길과 돌아오는 길에는 항상 맹그로브 나무 숲을 지나 오는데요 급박한 순간에 맹그로브 나무 숲을 지나오거나, 직접적으로 맹그로브 나무 숲을 지나 올 때 무언가에 쫓기는 느낌을 받는다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그의 아들인 아키라는 풍장터에 있는 군인의 시체에 대하여 세이키치 만큼이나 복잡한 심상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가 소설의 후반부에서 풍장터로 향하는 것은 해골 근처에 두었던 물병을 치우기 위해서 인데요 그렇기에 그에게 맹그로브 나무는 마치 인도를 해 주는 듯 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조리를 들고 모래를 밟으며 나무 밑으로 가서 땀을 식힌 후,
집에 가기 위해 아단나무 숲길 어귀로 들어섰다. -메도루마 슌 (2012). 바람소리. 유은경 옮김. 문학동네. (원서출판 1985). 114~115pp
맹그로브 나무 숲의 복잡한 심상과는 달리 같은 북부 해안에서 자라는 나무라 하더라도 아단나무는 사진에서 보듯이 시원하고 탁 트인 느낌을 가지고 있는데요. 소설 마지막 부분에서 세이키치가 자신의 마음 속 응어리였던 군인의 만년필을 바다에 던져버리고는, 아단나무 숲을 통해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 동안 맹그로브 나무 숲을 지나오며 답답한 마음을 가졌던 그 였지만 아단나무 숲을 지나오며 집으로 돌아오는 것을 통해 자신의 마음 속 응어리가 해결되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북부의 해안에는 맹그로브와 아단나무가 자라고 있다면, 남부의 해안과 오키나와 내륙 지방에는 같은 판다누스 나무과인 타코노키(タコノキ)가 자라고 있습니다. 이름과 형태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나무 뿌리 부분이 마치 문어와 같이 생겨서 타코노키 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https://mymyhobbyis.tistory.com/6082
위의 사진은 트와이스의 앨범에 수록된 아단나무의 열매이고 아래는 타코노키의 열매입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두 나무 모두 판다누스 나무과에 속하기 때문에 비슷한 열매 모양을 띄고 있는데요. 오키나와에서는 아단나무의 열매가 알록달록하고 이뻐저 더 유명하지만, 타코노키의 열애 역시 특이한 모양을 띄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해볼 만한 점은, 북부 출신 작가인 메도루마 슌의 작품에서는 "아단"이 자주 등장하는 반면 남부 출신 작가인 마타요시 에이키의 작품에서는 "타코노키"라고 하는 직접적인 나무의 언급은 쉽게 찾아볼 수 없다는 점 인데요.
이는 작가 마타요시 에이키가 류큐 대학에 재학할 당시, 자신의 식견을 넓히기 위해 북부 지역과 오키나와 여러 섬들로 여행을 다니며 학습을 하였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는 단순히 "타코노키"라는 나무의 특성을 이용하기 보다는 오키나와의 특이한 나무인 "판다누스 나무"의 특성을 좀 더 소설 속에서 등장시키는데요
미군 병사 그룹이 술렁거린다. 근처 풀숲에서 꺾어 온 판다너스 열매를 제방에 세워놓고 번갈아 돌을 던지며 놓고 있었다. 그러나 돌이 판다너스 열매를 명중하는 일은 없었다. 아직 익지 않은 녹색의 판다너스 열매는 물속으로 떨어져 둥둥 떠다녔다. 이 미군 병사는 판다너스 열매를 바라보고 있다. -마타요시 에이키 (2017). 셰이커를 흔드는 남자. 조정민 옮김. 오키나와문학의 이해. 역락. (원서출판 1988). 322p
그는 소설 셰이커를 흔드는 남자에서 "판다누스 나무"라고 하는 오키나와의 유명한 나무를 "오키나와"라고 하는 이미지의 표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군이 어떠한 방식으로 생활을 하였든, 그들의 방식이 오키나와(판다누스 열매)에게 상처를 입혔든 아니든, 결과적으로는 오키나와인(판다누스 열매)들을 "물 속으로 떨어지게 만들었다"는 것을 이러한 심상을 통해 표현하고 있습니다.
제임스는 두 사람고 악수를 하고 제방에서 뛰어 내려 지프 쪽으로 걸어갔다. (중략)
지프는 흙먼지와 요란한 음악소리를 남기며 난폭하게 판다너스 나무 숲 농로 사이로 자취를 감추었다. -마타요시 에이키 (2017). 셰이커를 흔드는 남자. 조정민 옮김. 오키나와문학의 이해. 역락. (원서출판 1988). 325p 또한, 소설 속에서 오키나와에 근무하는 것에 항상 불만을 품고있던 병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져 돌아가는 장면에서는, 그가 수 많은 불평을 하고 오키나와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오키나와 주둔 미군으로서 어쩔 수 없이 오키나와(판다누스 나무 숲 사이)라는 그의 직장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음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는 단순히 "타코노키"라는 나무의 특성을 이용하기 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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