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의 자연] 류큐석회암과 문학구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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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강명현 | 작성일 | 2019.04.02 | ||
조회수 | 1916 | 첨부파일 | |||
오키나와는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석회암 지대입니다. 이에 따라 문학에서도 석회암이 많이 등장하게 되는데요
하얀 류큐 석회암의 방공호는 그리 높지 않은 산 중턱에 있었다. - 메도루마 슌
(2012). 물방울. 유은경
옮김. 문학동네. (원서출판 1997).
36p
위와 같이 자연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지대를 자연 방공호로서 이용하는 모습을 소설 속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달빛에 하얀 석회암 길이 도드라져 쓰러져 있는 병사가 검은 조개처럼 보였다. - 메도루마 슌 (2012). 물방울. 유은경 옮김. 문학동네. (원서출판 1997). 38p
또한, 오키나와의 작가 메도루마 슌은 석회암의 흰 색과 전쟁의 참혹함을 색채적인 대비로서도 나타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작가의 "류큐"석회암을 활용한 소설 속 표현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은 그의 2009년작 기억의 숲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말이야, 이 자갈이 깔린 광장은 걷기만 해도 흰색 가루가 신발에 묻어 나와. 옛날에는 석회암이 깔려 있었기 때문에 흰색 가루가 더 묻어 나왔지만 말이야.
네가 달려오는 사요코 언니를 봤을 때, 나도 너랑 함께 있었던 거 기억해?
사요코 언니가 집에서 뛰쳐나와 이 광장을 달려 맨발을 하얗게 더렵혔던 거…(후략) - 메도루마 슌 (2018). 기억의숲. 손지연 옮김. 글누림. (원서출판 2009). 125p
보통 밖으로 나아가 발을 더럽힌다면, "검은"색으로 더렵혀지기 마련이고 또, 석회암이 깔려 있는 곳 위를 지나간다면 발에 하얀 것이 "묻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작가는 "하얗게 더렵혔다"라고 표현하고 있는데요. 오키나와의 지형적 근간이 되는 류큐 석회암의 가루들을 왜 더렵혔다고 표현했을까요?
(중략)…섬 남자들이 웃으면서 손 휘파람을 불거나 박수를 치거나, 휘익 휘익 하고 손 휘파람을 불거나 해서 사요코 언니의 아버지가 화를 내면 청년들은 더 재밌어 하면서 휘파람을 불었어 - 메도루마 슌 (2018). 기억의숲. 손지연 옮김. 글누림. (원서출판 2009). 126p 위에 나온 "사요코"라는 소녀는, 소설 초반에서 미군에게 강간을 당해 작품 시작부터 끝까지 그 충격으로 인해 "미쳤다"라고 표현되고 있는 인물입니다. 이 소녀를 괴롭히는 것은, 미군도 일본 본토인도 아닙니다. 바로 오키나와인 그들 본인 자신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작가는 이 소녀의 발을 "하얗게 더렵혀졌다"라고 표현하는 것으로 오키나와인들에게 상처받은 오키나와인을 표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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